• : re

   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.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. 살아남았다는,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.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.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.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한강, 「소년이 온다」 창비. p.176

  • : re

    죽을 수 있지만, 어쩌면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. 지겠지만, 어쩌면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.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한강, 「소년이 온다」 창비. p.147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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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
    기적적이었다
   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
   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
   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

    속에서, 텅 빈 희망 속에서
   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
   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
   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
    넘겨보며 서표書標를 꽂기도 한다
   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
    말한다,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

    사실,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
    문제겠는가?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
   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, 나의 경력은
    출생뿐이었으므로, 왜냐하면
   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

   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
    나는 존재하는 것, 그러므로
   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, 보라

    나를
   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
    나를 떠나갔다, 나의 영혼은
   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, 그러니 누가 나를
    펼쳐볼 것인가, 하지만 그 경우
   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
   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
    꿈꾸어야 한다, 단
    한 줄일 수도 있다

   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기형도, <오래된 서적>. 문학과지성사. 『입 속의 검은 잎』 수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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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 속에 모여 있는가
   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
   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기형도, <나쁘게 말하다> 일부 발췌. 문학과지성사. 『입 속의 검은 잎』 수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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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Где же ты теперь, воля вольная?
    С кем же ты сейчас
    ​Ласковый рассвет встречаешь? Ответь

    자유로운 의지여 어디 갔는가?
    대체 지금 누구와 있는가
    잔잔한 여명을 만났는가? 대답하라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Кино - Кукушка 키노 - 뻐꾸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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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Bankárok és tábornokok
    ideje ez, jelen idő,
    ez a kovácsolt hideg,
    e villanó, e kés-idő.

    은행가와 독재자의 계절
    지금 이 시대
    망치로 다져진 추위
    발광 신호등의 시대
    칼의 시대

    2024년 10월 15일 ― József Attila, . 아틸라 요제프, <서리> 일부 발췌. 아티초크.「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」수록. 공진호 번역(헝→영→한 중역) p.4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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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눈이 그친다.
    인천집 흐린 유리창에 불이 꺼지고
    낮은 지붕들 사이에 끼인
    하늘은 딱딱한 널빤지처럼 떠 있다.
    가늠할 수 없는 넓이로 바람은
    손쉽게 더러운 담벼락을 포장하고
    싸락눈들은 비명을 지르며 튀어 오른다.
    흠집투성이 흑백의 자막 속을
    한 사내가 천천히 걷고 있다.
    무슨 농구農具처럼 굽은 손가락들, 어디선가 빠뜨려버린
    몇 병의 취기를 기억해내며 사내는
    문 닫힌 상회 앞에서 마지막 담배와 헤어진다.
    빈 골목은 펼쳐진 담요처럼 쓸쓸한데
    싸락눈 낮은 촉광 위로 길게 흔들리는
    기침 소리 몇. 검게 얼어붙은 간판 밑을 지나
    휘적휘적 사내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.
    이 밤, 빛과 어둠을 분간할 수 없는
    꽝꽝 빛나는, 이 무서운 백야
    밟을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눈길을 만들며
    군용 파카 속에서 칭얼거리는 어린 아들을 업은 채

    2024년 09월 26일 ― 기형도, <백야>, 문학과지성사. 『입 속의 검은 잎』 수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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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그러나 서울은 좋은 곳입니다. 사람들에게 분노를 가르쳐주니까요.

    2024년 09월 24일 ― 기형도, <조치원> 일부 발췌. 문학과지성사. 『입 속의 검은 잎』 수록

  • : re

    Σαν ατσάλινο τείχοσ που αλύγιστοσ ορμάει
    거침없이 돌진하는 강철벽처럼

    2024년 09월 21일 ― 그리스 민중가요 Σαν ατσάλινο τείχοσ 철벽처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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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Не как люди, не еженедельно.
    Не всегда, в столетье раза два
    Я молил тебя: членораздельно
    Повтори творящие слова.

    И тебе ж невыносимы смеси
    Откровений и людских неволь.
    Как же хочешь ты, чтоб я был весел,
    С чем бы стал ты есть земную соль?

    사람들과 다르게, 매주 그런 게 아니라
    늘 그런 게 아니라, 백 년에 두어 번
    나는 당신께 기도했다. 또렷하게
    창조의 말을 되풀이해 주오.

    계시와 인간의 부자유의 혼합을
    당신은 도대체 참지 못한다.
    어떻게 당신은 내가 즐겁기를 원하는가?
    무엇으로 당신은 지상의 소금을 먹게 될 텐가?

    2024년 09월 21일 ― Борис Пастернак, <Не как люди, не еженедельно…> 보리스 파스퇴르나크, <사람들과 다르게, 매주 그런 게 아니라>. 민음사. 「끝까지 살아 있는 존재」 수록. 최종술 번역. p.2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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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그건 상관없어.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하니까. 그리고 올해 8월은 7월에 시작하게 될 거야!

    2024년 09월 17일 ― Арка́дий/Бори́с Струга́цкий, 「Понедельник начинается в субботу」 아르카디/보리스 스트루가츠키, 「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」 현대문학, 이희원 번역. p.157.

  • : re

    Credo in unum Deum(나는 한 분뿐이신 하느님을 믿는다)이라는 주장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도 극악하기는 마찬가지이지.

    2024년 09월 17일 ― 움베르토 에코, 「장미의 이름」 열린책들, 이윤기 번역. p.196.

  • : re

    다음에 __와(과) 같은 진영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, 더 큰 의미에서 나는 계속 __의 아군이야.

    2024년 09월 17일 ― 쁘띠 데포토, 「그노시아」

  • : re

    날 위해, 그리고 알라미고 사람들을 위해…… 기꺼이 죽어주십시오.
    수많은 사람을 살릴 '힘'을 얻기 위해……
    당신의 목숨을………… 제게 주십시오!

    2024년 09월 17일 ― 스퀘어 에닉스, 「파이널 판타지 14 - 몽크 잡퀘스트 '폐왕의 귀환'」

  • : re

    검을 쥐고 맹렬하게 싸우는 것만이 누군가를 위한 싸움은 아니야!

    2024년 09월 17일 ― 스퀘어 에닉스, 「파이널 판타지 14 - 효월 직업 롤퀘스트 회복 역할 '우리는 돌아가 그대를 보내리'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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